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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과 톡톡) 조은우 복을만드는사람들(주) 대표


농림축산식품부가 뽑은 농촌융복합 분야 스타기업 제1호. 하동군 하동읍에 있는 냉동김밥을 만드는 ‘복을만드는사람들㈜’이다.

농산물 등 농촌의 유·무형 자원을 제조·가공업(2차), 체험·관광업(3차) 등과 결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인 농촌융복합 분야에서

그만큼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이라는 의미다. 지난 17일 조은우(43) 복을만드는사람들 대표를 회사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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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표에게 어떻게 냉동김밥을 개발하게 됐는지 먼저 물었다. 복을만드는사람들은 냉동김밥 1호 개발 업체다. 그는 우연히 본 언론 기사가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2018년 12월쯤 일본 무인양품에서 한국식 냉동김밥이 잘 팔린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내가 만들어서 일본에 김밥을 팔아볼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직원들과 재미 삼아 시작했어요. (웃음) 김밥을 얼려도 보고,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보고 그랬는데, 이걸 꼭 수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재미 삼아 했던 게 완성도가 점점 높아졌습니다.”

그가 냉동김밥을 제조하기까지는 다양한 요식업 경험이 뒷받침됐다. 20대 중반부터 진주에서 고깃집, 서울에서 죽집, 하동에서는 이유식을 만들어 팔았다.

2012년 하동에서 후배와 이유식 사업을 동업으로 하다가, 혼자만의 사업 아이템을 새롭게 찾았다.

고향이 진주인 그는 이유식 사업을 하면서 하동에 귀촌했다. 2013년 6월 ‘한다사푸드’라는 빵 공장을 열었고, 하동찰빵, 하동찰호떡 등을 만들었다.

2015년 11월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회사 이름을 복을만드는사람들로 바꿨다. 이후 대롱치즈스틱을 제조해 ‘11시 45분’이라는 가맹점도 개설했다.

“2017년 대롱치즈스틱으로 가맹점 사업을 집중적으로 했어요. 전국에 15개 매장까지 냈고요. 2018년에는 고속도로 휴게소 150곳에 대롱치즈스틱을 납품했는데요.

그때 매출이 20억 원까지 오르면서 성장 발판이 됐습니다. 그런데 주변 기업을 보니 다들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서 판매를 하고 있더라고요.

우리 회사도 지역 경제에 가치 있는 일을 하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팬데믹이 왔고, 고속도로 휴게소·워터파크·에버랜드 등 관광지에 공급되던 치즈스틱 사업이 어렵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냉동김밥 개발에 더 집중하게 된 겁니다.”

기존 거래처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상할 우려가 적은 냉동김밥 개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막상 2020년 6월 공장을 짓고 판매를 하려고 하자 판로 확보는 쉽지 않았다.

냉동 제품이어서 유통기한이 12개월로 길어서 장점이 있지만, 누가 냉동김밥을 4000~5000원 주고 사느냐가 관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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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 김밥은 편의점 냉장 김밥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김밥을 만들어 썰고 얼려서 포장까지 해서 판매하니, 가격이 높아졌다. 재료도 값싼 중국산을 쓰지 않고 국산 농산물을 고집했다.

그래서 국외수출 쪽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냉동 제품을 강조하기보다 채소가 가득 든 건강한 김밥이라는 쪽으로 마케팅을 했고, 그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선보인 냉동김밥을 보고 국내 마켓컬리 등에서도 입점 요청이 오기 시작했다. 2021년 서울에서 열린 국제식품박람회에 참가하면서, 이름을 더 알리게 됐다.

홍콩, 프랑스, 두바이, 미국, 영국 등 12개국에 냉동김밥을 수출하게 됐다.

매출이 늘어가던 2023년 미국 식료품 전문점 트레이더 조스에서 김밥 공급 요청을 받았다.

“‘트레이더 조스’와 수출 협의를 했는데, 수량이 우리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초도 물량으로 40피트 컨테이너 20대 물량을 요구했거든요. 우리 회사는 하루 1만 5000개 김밥을 만드는데,

그 정도 물량을 맞추기는 어렵다 판단하고, 규모가 더 큰 후발 국내 업체에 넘겼습니다. 그때 미국 인플루언서가 우리 김밥은 아니었지만, 한국 냉동김밥을 먹는 것을 틱톡에 올리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때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처음 국외에 수출할 때 ‘김밥’이라고 하면 외국인들이 모르니까 ‘코리안 스시’로 바꾸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김밥’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가져갔기에 ‘김밥’으로 크게 알려진 거라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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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김밥이 인기를 얻기까지 어떤 기술력이 더해졌을까. 조 대표는 수분 제어기술과 급속 냉동 기술을 설명했다. 수분제어기술은 김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렸을 때,

김밥이 마르지 않고 신선감을 갖게 하고자 하는 것이고, 급속 냉동기술은 영하 50도에서 김밥이 부풀지 않게 모양을 유지하면서 얼리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다 냉동김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기 위한 전용 그릇(트레이)을 제작해 특허를 받았다. 썰어둔 김밥을 해동할 때 마르지 않고, 수분을 머금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최근에는 당 성분을 빼서 당뇨환자 등이 식단 관리를 할 수 있게 하는 제조법도 특허를 땄다.

조 대표는 앞으로 공장 증축 등을 하면서 한국 문화를 전파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냉동김밥 수요가 계속 느는데, 공급을 그만큼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양산 능력을 키우려고 증축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간편식인 냉동김밥을 통해 한국 문화를 알리고자 합니다.

김밥도 일본 스시처럼 건강한 음식으로 인식하게 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경쟁력을 키워서 종합식품회사가 아니라, 델몬트 같은 기업처럼 특정한 아이템을 가진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사회적 경제 기업으로서 하동 지역민을 고용하고, 지역 농산물 등을 쓰고, 회사 이름처럼 가치 있는 일을 해나가고자 합니다.”

복을만드는사람들은 현재 컬리, 대상, 윙잇, 쿠팡, 퍼니엠(다신샵) 등 국내 대형 유통플랫폼에 입점해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H-mart), 네덜란드, 캐나다, 쿠웨이트, 싱가포르, 벨기에, 프랑스,

홍콩, 영국, 인도네시아, 대만, 일본, 태국, 카타르 등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매출도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2021년 21억 6600만 원이었던 매출이 2022년 42억 3400만 원, 2023년 56억 9300만 원으로 증가했다.

이 중 수출액을 눈여겨볼 만하다. 2021년 5억 8700만 원, 2022년 6억 7600만 원, 2023년 13억 3000원으로 수출 실적이 크게 성장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 3년간 냉동 김밥, 즉석밥 등의 가공밥 수출실적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2021년 5721만 3000달러, 2022년 7524만 2000달러, 2023년 9702만 5000달러로 집계됐다.

/우귀화 기자

출처 : 경남도민일보(https://www.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