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이윤 추구를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지역 경제와 국가 경제를 활성화하여 "복"을 만듭니다.

주위를 살펴보자. 곳곳에서 보석을 찾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사회적기업은 영리와 함께 공익을 추구하는 '사회의 보석'이다. 맛있는 간식을 만드는 제조업체 등 특별할 게 없을 것만 같은 곳이 지역사회를 반짝이게 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는 경남도, 모두의경제 사회적협동조합과 함께 5회에 걸쳐 도내 사회적기업을 소개하고 경남사회적경제 성과 등을 살펴본다.

이번에는 제조·도소매 업종 (예비)사회적기업의 사회적 가치 측정 지표 중 혁신 성과가 뛰어난 도내 기업 2곳을 만나본다. 얼핏 보면 이 두 기업은 그냥 식품을 만드는 업체처럼 보이지만,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농촌융복합산업 인증으로 선순환 구조를 = 함안군을 대표하는 식품으로 수박, 멜론, 곶감이 꼽힌다. 김두영 ㈜경남파밍하우스 대표는 이 식품들이 계절을 타는 과일류라는 점이 아쉬웠다. "함안 대산은 우리밀 시배지고 칠서는 국내 대표 연근 생산지니까 이걸 활용해 아이들의 건강도 지키고 교육도 함께 할 수 있는 바른 먹거리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죠."

우리곡물쿠키·우리쌀케이크 체험장인 경남파밍하우스(함안군 칠원읍 큰오곡길 51-28)는 사랑받는 지역대표 먹거리를 만들고자 2014년 탄생, 2018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됐다.

김 대표는 사계절 내내 만들고 먹을 수 있는 제품 개발에 힘을 쏟아 연식물을 이용한 과자 제조법 특허, 디자인 특허를 따냈다. 쿠키, 마들렌, 쌀케이크 등을 개발해 판매보다 체험학습에 중점을 뒀다. 아이들에게 농부의 땀이 어린 농산물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체험학습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체험 고객 만족도를 조사해 서비스 개선에도 적극 활용했다. 동종업계 다른 제품, 서비스 체험을 보고 본받을 점이 없는지도 연구했다. 시장 조사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기술이전을 통해 마카롱 생산 등 신제품 생산도 시작했다. 교육부 진로체험인증기관에도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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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학습을 지역 먹거리 교육에 국한하지 않았다. 내 고장의 명소·관광지 등을 소개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고자 했다. 아이, 가족, 기업 단위 체험을 넘어 대학교육 프로그램으로도 자리 잡았다. 경남파밍하우스는 2016년 경남대 지역기반형 식품산업을 위한 미래인력양성사업단과 현장실습 교육 업무협약을 하고 학점연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했다. 딱딱한 기업의 이미지를 벗어나고자 늘어나는 직원 수에 따른 유연근무제 도입, 효율적 경영을 위한 회계프로그램 도입, HACCP(생산에서부터 소비자가 섭취하는 최종 단계까지 식품의 안전성과 건전성·품질을 관리하는 위생관리 시스템) 인증 컨설팅을 받기 위해 커뮤니티비즈니스 활성화 사업에도 참여했다. 이런 혁신 성과들은 농촌융복합산업 사업자 인증 갱신으로 인정받았다.

경남파밍하우스는 생산한 먹거리를 아이들 식판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 마음가짐 그대로 함안군 대표 먹거리로 이름을 알리고 싶어요. 장애가 있는 직원들이 만드는 먹거리를 제공해 직원들에게는 자긍심을, 아이들에게는 차별 없이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고 싶어요."

◇식품안전관리인증 획득·제2공장 건설 = 조은우 ㈜복을만드는사람들 대표는 20대 때 고깃집 창업 성공에 힘입어 서울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연이은 성공 가도를 달리긴 어려웠다. 실패를 맛본 청년은 30대가 돼서 하동에 귀촌했다.

식품사업으로 재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자리 잡은 하동에서 뜻밖의 농촌 인심을 느꼈다. 행정 지원이나 교육 등 정보를 알려준 주변 농민들 은혜에 보답하리라 마음먹었다. 회사명을 복을만드는사람들(하동군 하동읍 섬진강대로 2498-11·이하 복만사)'이라고 지었다. 회사를 성장시켜 좋은 영향력을 지역에 퍼뜨리겠다는 뜻이다.

2015년 설립된 복만사는 지역 농민들로부터 수매한 농산물로 대롱치즈스틱 등을 만드는 식품가공·제조 영농법인이다. 치즈스틱 제조법 특허, 상표권, 디자인 등록 등으로 '11시 45분'이라는 지역 기반 프랜차이즈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전국 6곳에 가맹점을 두고 있다.

조 대표는 사회적기업의 본분을 다하고자 지역민 고용에 앞장서 지난해 기준 취약계층 고용비율 61.5%를 달성했다. 생산, 판매, 서비스까지 지역과 연계하는 '6차산업' 컨설팅을 받아 경영시스템을 개선하고 농촌융복합산업 사업인증도 받았다. 경쟁력을 위해 자체 HACCP 운용인력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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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표는 대롱치즈스틱 판매로 매출 증대를 이룬 후 연초에 1인 가구 맞춤형 간편 가공 상품화 시범사업을 신청해 냉동김밥 제조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보조금 없이 김밥 제조공장을 신축했다. 나아가 제조설비 스마트화도 준비단계에 있다.

"김밥은 K-food로도 유명한데 하동 쌀로 만들고 수출도 하면 어떨까 싶었죠. 그런데 김밥은 유통기한도 짧고 냉동한 김밥을 해동하면 김밥이 터지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그런 문제점을 해결해 만들었어요. 지난 7월 20일 홍콩으로 냉동김밥을 처음 수출했는데 벌써 2t 물량 요청이 들어왔어요. 기쁘고 감사한 일이죠."

시련도 컸다. 연초 닥친 코로나19로 뼈아픈 매출 하락을 겪고 극복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실의에 빠졌을 때 하동군은 코로나 피해기업을 지원하고 지역기업 식품 사주기로 힘을 보탰다. 용기를 얻어 틈새시장을 찾았다.

경남도 사회적경제기업 사업개발비지원사업에 신청해 지난해부터 사업아이템으로 생각해 둔 냉동김밥과 에그타르트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냉동김밥은 유통기한이 긴 장점을 살려 수출에 성공, 에그타르트는 고속도로 휴게소 카페에 디저트류가 적다는 시장조사를 배경으로 틈새시장을 공략, 수익 창출에 성공했다.

조 대표는 지역 농산물 기반 생산제품 판로 확대에 힘써 도움을 준 하동사람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에그타르트, 냉동김밥을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예요. 하동의 맛을 널리 알리고 더 많은 취약계층 고용 창출이 이뤄진다면 정말 좋은 일 아니겠어요?"